사모펀드 블랙록의 400억 달러 데이터센터 인수, 기업 CIO에게 의미하는 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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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74분

데이터센터 시장의 통합이 가속화되고 대규모 클라우드 업체가 수년치 용량을 선점하고 있다. 이제 IT 리더는 안정적인 컴퓨팅 자원 확보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사모펀드 블랙록(BlackRock)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얼라인드데이터센터(Aligned Data Centers)를 40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인수로 평가되지만, 단순한 규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다시 말해 기업 CIO들이 AI 인프라를 확보하기가 점점 더 어렵게 시장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데이터센터 용량이 시장에서 물리적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사모펀드와 빅테크 기업이 빠르게 소유권을 통합하면서 누가, 얼마에, 어떤 조건으로 우선 접근권을 얻는지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기업 IT 리더 입장에서 보면, 주요 클라우드 업체가 데이터센터 건설 수년 전부터 필요 용량을 선점한 뒤 남는 자원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에 놓인다는 의미다.

그레이하운드리서치(Greyhound Research)의 수석 애널리스트이자 CEO인 산치트 비르 고기아는 “자본이 이제 컴퓨팅의 관문이 되어, 누가 어떤 지역에서 얼마의 비용으로 용량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고 있다. 소유권이 바뀔 때마다 계약 조건과 가격 체계도 함께 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얼라인드데이터센터를 인수하는 컨소시엄에는 블랙록의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 아랍에미리트 투자펀드 MGX, 그리고 AI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십(AIP)이 참여했다. AIP는 블랙록의 GIP와 MGX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엔비디아(Nvidia) 등 주요 투자자로 구성된 연합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컨소시엄은 미국과 중남미 전역 50개 캠퍼스에서 5기가와트(GW) 이상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통제하게 된다. 컨소시엄은 성명을 통해 “해당 거래는 규제 승인 절차를 거쳐 2026년 상반기 안에 완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제권이 곧 가격 결정력

미국 금융개혁협회(Americans for Financial Reform)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전체 데이터센터 인수 합병(M&A)의 80~90%가 사모펀드 주도로 이뤄졌다. 또한 시너지리서치그룹(Synergy Research Group)에 따르면 거래 규모는 2023년 260억 달러에서 2024년 730억 달러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시장 통합은 데이터센터 용량을 소수 기업에 집중시켜 경쟁을 약화시키고, 운영사가 가격 결정권을 갖는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에베레스트그룹(Everest Group)의 파트너 유갈 조시는 “IT 리더는 이제 기존의 단기 임대 방식에서 벗어나 명확한 데이터센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용량이 소수 사업자에 의해 건설 및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높고 협상 여지가 제한된 시장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우려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CBRE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전 세계 데이터센터 평균 비용은 kW당 월 217.3달러이며, 주요 시장에서는 가격이 전년 대비 17~18% 상승했다. 이는 2011~201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높은 가격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기아는 “AI 수요, 에너지 부족, 환경 규제가 맞물리면서 워크로드 운영의 경제 구조가 근본적으로 재편됐다. 과거에는 비정상적으로 보였던 가격 수준이 이제는 새로운 기준선이 됐다”라고 분석했다.

주요 클라우드 업체가 선점

데이터센터 시장의 소유 집중은 용량 배분 과정에서도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CBRE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북미 지역의 데이터센터 공실률은 1.6%에 불과했으며, 특히 버지니아 북부 지역은 0.76%로 떨어졌다. 아울러 현재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 용량의 74.3%는 이미 사전 임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부분이 클라우드 및 AI 서비스 업체에 의해 선점됐다.

고기아는 “전 세계 컴퓨팅 시장은 더 이상 수요와 공급의 원칙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선점 통제가 시장을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요 클라우드 업체와 AI 기업은 전력 공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수년치 용량을 미리 예약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수의 대기업이 미래를 보장받고, 나머지 기업들은 남은 용량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이중 구조가 형성됐다”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시장 구조는 또한 기업들이 계획 주기를 훨씬 장기적으로 가져가도록 강제하고 있다. 고기아는 “CIO는 재무 예산이나 인력 계획을 세울 때처럼 매우 정밀하게 인프라 수요를 예측해야 한다. 계획 주기를 최소 3년, 길게는 5년까지 확장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운영사가 기존 데이터센터를 ‘AI 전용’ 시설로 리브랜딩함에 따라 상황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 근본적인 인프라 개선은 이뤄지지 않은 채 수요에만 편승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조시는 “많은 사업자가 기존 데이터센터를 ‘AI 데이터센터’로 이름만 바꿔 급증하는 수요를 이용하려 하고 있다. 이런 행태가 산업 전반의 용량 부족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라고 설명했다.

제한된 시장에 필요한 새로운 전략

분석가들은 제한된 데이터센터 시장을 돌파하기 위해 기업 IT 리더가 새로운 전략을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시는 1급 데이터센터에만 의존하는 대신 2급 지역으로 눈을 돌려, 가용성, 우선 제안권(ROFO), 우선 거절권(ROFR) 등을 포함한 서비스 수준 계약(SLA)을 통해 용량 확보 계약을 체결할 것을 권장했다. 그는 “더 많은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벤더와 협력하면 리스크를 일정 부분 분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력 가용성도 핵심 변수다. JLL에 따르면 현재 AI 워크로드는 랙당 평균 130킬로와트(kW)의 전력 밀도를 요구하며, 향후 250kW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기존 일반 컴퓨팅 환경의 평균 40kW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조시는 CIO들이 기존 워크로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효율적인 아키텍처, 낮은 활용도, 비효율적 운영으로 인해 데이터센터 용량의 상당 부분이 유휴 상태로 낭비되고 있다. 이런 워크로드를 현대화한다면 현재 데이터센터가 감당하지 못하는 물리적 용량 수요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기아는 데이터센터와 관련한 의사결정이 이제 경영진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프라는 더 이상 AI 전략의 주변 요소가 아니라 이사회 전략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 자체 컴퓨팅 환경을 직접 통제하는 기업이 AI 시대의 주도권을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남은 용량에 의존하는 기업은 AI도 전력처럼 항상 우선 보장된 곳으로 먼저 흐른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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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ana Swain is a seasoned technology journalist with over 20 years' experience covering the telecom and IT space. He is a consulting editor with VARINDIA and earlier in his career, he held editorial positions at CyberMedia, PTI, 9dot9 Media, and Dennis Publishing. A published author of two books, he combines industry insight with narrative depth. Outside of work, he’s a keen traveler and cricket enthusiast. He earned a B.S. degree from Utkal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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