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는 차세대 AI 플랫폼 ‘에이전트포스(Agentforce)’의 새 버전을 공개했다. 이번 버전은 기업이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agentic enterprise)’로 진화할 수 있도록, 에이전트를 구축·배포·관리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제공한다. 특히 슬랙이 전면 인터페이스 역할을 맡는다.

세일즈포스는 이번 업데이트가 “AI 프로토타입에서 실제 운영 단계의 에이전트로 전환하는 가장 빠른 경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기능은 아직 파일럿 또는 베타 테스트 단계에 머물러 있어, 전체 기능이 완전히 구현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세일즈포스 사장 겸 최고엔지니어링책임자 스리니바스 탈라프라가다는 이번 주 열리는 연례 행사 ‘드림포스 2025’에서 ‘에이전트포스 360’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는 “에이전트포스 360은 사람, 에이전트,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하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탈라프라가다는 “현재 많은 고객이 AI 투자에서 충분한 가치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이른바 ‘파일럿 정체기(pilot purgatory)’에 갇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해결하려는 것이 바로 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에이전트포스 360 플랫폼은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이식 가능한 JSON 기반 언어 ‘에이전트 스크립트’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팀은 복잡한 에이전트의 동작을 손쉽게 정의할 수 있다. 또한 새롭게 구성 가능한 ‘아틀라스 추론 엔진’을 통해 하이브리드 추론 기능을 제공하며, 오픈AI와 앤트로픽에 더해 구글의 대형언어모델 ‘제미나이’도 지원한다.
에이전트포스 360은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이식 가능한 JSON 기반 언어 ‘에이전트 스크립트(Agent Script)’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팀은 복잡한 에이전트의 행동을 손쉽게 정의할 수 있다. 또 새롭게 구성 가능한 ‘아틀라스 추론 엔진(Atlas Reasoning Engine)’을 통해 하이브리드 추론 기능을 제공하며, 오픈AI와 앤트로픽에 더해 구글의 대형언어모델 ‘제미나이’도 지원한다. 에이전트 스크립트는 2025년 11월 베타 테스트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에이전트포스 보이스(Agentforce Voice)’ 기능도 추가된다. 세일즈포스는 이를 통해 “초실감형 개인 맞춤형 음성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능은 세일즈포스 보이스(Salesforce Voice)와 연결돼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전사하며, 상담원은 서비스 콘솔에서 대화를 모니터링하거나, 에이전트가 요청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즉시 개입할 수 있다.
에이전트포스 보이스는 NiCE, 제네시스(Genesys), 아마존커넥트, 파이브나인(Five9), 보네이지(Vonage) 등 주요 콜센터 시스템과 기본적으로 연동된다. 다만 SIP, WebRTC, 디지털 채널 지원은 12월 이후 시범 적용될 예정이며, 본 기능은 오는 10월 21일 정식 출시된다.
새로운 ‘에이전트포스 빌더(Agentforce Builder)’ 역시 11월 베타 버전으로 공개된다. 사용자는 자연어로 만들고자 하는 에이전트를 설명하면, 빌더가 자동으로 에이전트 스크립트를 생성한다. 또한 개발자는 추론 과정과 에이전트의 동작을 미리보기 패널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동일한 환경에서 테스트 및 디버깅할 수 있다. 세일즈포스는 “공유 메타데이터 모델을 통해 에이전트의 이식성과 가독성을 높이고, API 기반으로 손쉽게 내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 기능인 ‘에이전트포스 바이브스(Agentforce Vibes)’는 개발자가 에이전트포스 빌더 또는 자신이 선호하는 개발 환경(IDE)에서 에이전트를 활용해 소프트웨어 개발 주기와 데브옵스(DevOps) 파이프라인의 복잡한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컨텍스트 인덱싱(Context Indexing)’ 기능은 데이터 360(Data 360)을 기반으로 비정형 데이터를 추출·구조화해 에이전트포스 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기능은 이달 중 일반 공개될 예정이다.
세일즈포스 컨설팅 기업 코스탈(Coastal)의 부사장 브라이언 가누시오는 “AI를 단순히 스위치를 켜면 바로 작동하는 기술로 오해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기반이 필요하다”며 “하나는 데이터 준비도(data readiness)이며, 다른 하나는 빠르게 발전 중인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에이전트는 첫 출근한 인턴처럼 다뤄야 한다”며 “예를 들어 사용자가 AI를 통해 인증을 진행한다면, 인증 절차를 건너뛸 수 없고, 인증이 완료된 뒤에는 인증 방식을 바꿀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세일즈포스의 새로운 전면, 슬랙
세일즈포스 공동설립자이자 슬랙 최고기술책임자 파커 해리스는 “슬랙이 이제 세일즈포스의 새로운 전면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일즈포스와 슬랙 전반을 새롭게 재구상하고 있다”며 “이제는 세일즈포스에 직접 로그인하지 않아도 된다. 슬랙이 바로 업무의 중심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슬랙의 네이티브 AI와 함께 개인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세일즈포스는 슬랙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의 통합도 추진 중이며, 두 서비스의 사용자 기반이 상당히 겹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팀즈 같은 제품에서는 실제 업무가 잘 이뤄지지 않지만, 슬랙은 사람들이 실제로 일을 하는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슬랙을 세일즈포스의 핵심 구성요소이자 커스터머 360(Customer 360), 에이전트포스 360(Agentforce 360)의 필수 부분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이에 맞춰 가격 정책과 패키징을 전면 개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슬랙을 세일즈포스 경험의 일부로 완전히 통합해 고객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고객이 ‘이 기능을 쓰려면 또 다른 상품을 사야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슬랙은 세일즈포스의 기본 제공 서비스로 자리 잡을 것이며, 이런 방향성은 앞으로 제품 전략 전반의 진화 과정에서 분명히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잡한 라이선스 구조, 사용자 혼란 우려
인포테크리서치그룹(Info-Tech Research Group)의 자문위원 스콧 빅클리는 세일즈포스의 전략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내가 회의적이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창의적이고 세련된 마케팅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약속된 기능과 실제 성과 사이에는 큰 격차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 분위기 역시 점점 냉소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라이선스 모델이 너무 복잡하고 여러 제품 계층이 얽혀 있으며, 세일즈포스가 최근 투명성을 높이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비용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ROI(투자수익률)를 실질적으로 개선한 성공 사례도 드물다”고 덧붙였다.
빅클리는 “세일즈포스는 고객이 슬랙을 기반으로 AI 에이전트를 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슬랙을 중심으로 AI 엔터프라이즈 검색, 다중 에이전트 통합, 대화형 데이터 결합을 통해 고객 360 뷰를 완성하는 구상은 분명 설득력 있고, 생산성 향상의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가장 큰 문제는 비용과 복잡한 라이선스 구조”라고 강조했다. “AI의 핵심 가치는 신뢰성 있는 머신러닝과 딥러닝 모델 위에 구축된 LLM 기반 생성형 인터페이스에 있다. 그러나 세일즈포스가 슬랙을 생성형 AI 계층의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삼으면서, 자체 AI 계층을 구축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세일즈포스 클라우드 기본 사용자 요금, 슬랙 사용자 요금, 데이터 클라우드 사용료, 에이전트포스 이용료에 더해, 세일즈·IT·인사·태블로·채널용 에이전트포스까지 추가된다면 고객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빅클리는 “이처럼 복잡한 조합형 라이선스 구조는 도입 리스크가 높으며, 비용 예측 또한 불투명하다”며 “결국 세일즈포스가 제시하는 ‘슬랙 중심의 AI 엔터프라이즈 모델’은 높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위험 부담이 큰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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