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AI 주도권 경쟁에 나선 가운데, 유럽연합(EU)은 AI 활용 촉진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대규모 이니셔티브 2가지를 출범했다.

EU가 새롭게 발표한 ‘어플라이 AI(Apply AI) 전략’과 ‘AI 인 사이언스(AI in Science) 전략’은 핵심 산업 전반에서 AI 활용을 가속화하고, 유럽을 AI 기반 과학 연구의 선두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시에 이 2가지 전략은 지난 4월 발표된 ‘AI 대륙 행동 계획(AI Continent Action Plan)’을 위한 첫 단계이기도 하다. EU는 이 계획에 유럽 내 AI 기가팩토리 건설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AI 우선 사고방식 촉구한 EU 집행위원장
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은 2가지 AI 전략을 발표하며 “AI의 미래는 유럽에서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더 똑똑하고 빠르며 경제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며, 앞으로 AI가 더 폭넓게 채택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전략들은 이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가속 장치로, 핵심은 AI 우선 사고방식의 확산이다. EU는 로보틱스, 헬스케어, 에너지, 자동차 산업 등 주요 부문 전반에 AI를 우선적으로 적용해 혁신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폰 데어 라이엔은 안전이 언제나 최우선 가치임을 분명히 했다.
독일 IT산업협회 비트콤(Bitkom) 이사회 멤버인 수잔 데멜은 이번 발표에 대해 “EU가 어플라이 AI 전략을 통해 AI에 대한 인식의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EU가 AI 우선 원칙을 채택함에 따라 AI는 향후 경제적 가치 창출, 공공 행정, 연구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AI 경쟁 속에서 유럽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어플라이 AI 전략
이 전략은 AI의 혁신적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헬스케어, 제약, 에너지, 모빌리티, 제조, 건설, 농식품, 국방, 통신, 문화 등 주요 전략 산업과 공공 부문 전반에 걸쳐 AI를 폭넓게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U 기술 주권·안보·민주주의 담당 부위원장 헤나 비르쿠넨은 “이번 전략은 유럽의 기술 주권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enna Virkkunen, Exekutiv-Vizepräsidentin für Technologiesouveränität, Sicherheit und Demokratie, ist überzeugt, dass Apply AI dazu beträgt, Europas technologische Souveränität zu stärken.
EU/ Valentine Zeler
EU 집행위원회는 어플라이 AI 전략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약 10억 유로를 투입한다. 구체적으로는 헬스케어 분야에 AI 기반 첨단 선별센터를 설립하고, 제약·제조·환경 등 주요 산업의 요구에 맞춘 프론티어 모델과 에이전틱 AI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어플라이 AI 얼라이언스 출범
이번 전략에는 중소기업(SME)을 위한 맞춤형 지원 방안도 포함됐다. EU는 중소기업의 특수한 요구를 반영해 AI 우선 정책을 촉진하고, 혁신 속도를 높이기 위해 유럽디지털혁신허브(European Digital Innovation Hubs)를 ‘AI 체험센터(Experience Centers for AI)’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EU 혁신 생태계에 보다 쉽게 접근하고 AI 기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동시에 EU는 정책 협력을 위한 포럼 역할을 수행할 ‘어플라이 AI 얼라이언스(Apply AI Alliance)’를 설립한다. 아울러 EU AI 법이 원활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AI 법률 지원 데스크(AI Act Service Desk)’를 신설한다.
AI 인 사이언스 전략
어플라이 AI 전략을 보완하기 위해 EU는 ‘AI 인 사이언스’ 전략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AI 기반 과학 혁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전략의 핵심은 ‘RAISE(Resource for AI Science in Europe)’ 프로젝트다.
RAISE는 AI의 과학적 응용과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유럽 전역의 AI 자원을 통합·조정하는 가상 연구 기관이다. 이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EU는 대규모 재정 투자를 약속했으며, 주요 투자 분야는 다음과 같다.
- 연구 자금: AI 분야에 대한 유럽 호라이즌(Horizon Europe)의 연간 투자 규모를 현재의 두 배 이상인 30억 유로로 확대할 계획이다.
- 컴퓨팅 역량: 유럽 호라이즌에서 6억 유로를 컴퓨팅 역량 접근성 개선에 배정했다. 이는 연구자와 스타트업이 AI 기가팩토리에 전용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 인재 유치: ‘유럽을 선택하라(Choose Europe)’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글로벌 과학 인재 유치를 위한 RAISE 우수연구 네트워크(Networks of Excellence) 및 박사과정 네트워크(Doctoral Networks) 시범 사업에 5,800만 유로를 투자한다.
다음 단계
EU 집행위원회는 10월 말 데이터 연합 전략(Data Union Strategy)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전략은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필수적인 고품질 구조화 데이터에 원활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AI 인 사이언스 전략의 첫 번째 구체적 이니셔티브는 오는 11월 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AI 인 사이언스 서밋(AI in Science Summit)에서 공식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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