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새로운 레이크하우스 출시가 오라클의 전략에 있어 중요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오라클이 기존의 단일 클라우드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 다양한 플랫폼 전반에서 기업이 요구하는 유연성을 인정하고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오라클은 아파치 아이스버그(Apache Iceberg)를 지원하는 새로운 데이터 레이크하우스 솔루션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기업이 데이터 분석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환경 간 데이터 상호운용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근 AI 및 데이터 분석 활용에 집중하는 기업들은 데이터 레이크의 확장성과 경제성에 데이터 웨어하우스의 고성능 분석 능력을 결합한 데이터 레이크하우스 모델을 선호하는 추세다.
오라클이 이번 AI 월드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신제품의 이름은 자율형 AI 레이크하우스다. 이 솔루션은 오라클의 기존 서비스인 자율형 데이터베이스(Autonomous Database), 자율형 데이터 웨어하우스(Autonomous Data Warehouse), 셀렉트 AI(Select AI)를 기반으로 하며, 여기에 ▲아파치 아이스버그 지원, ▲쿼리 가속기(Query Accelerator), ▲새로운 데이터베이스 카탈로그 ‘자율형 AI 데이터 카탈로그(Autonomous AI Data Catalog)’, ▲플러그앤플레이 SQL 지원 등의 신규 기능을 추가해 통합된 분석 환경을 제공한다.
유연성과 상호운용성에 초점
컨설팅 기업 무어 스트래티지 앤 인사이츠(Moor Strategy and Insights)의 수석 애널리스트 로버트 크레이머는 “아이스버그 지원과 함께, 클라우드·데이터 레이크·데이터베이스·공유 데이터·카탈로그 전반에서 데이터를 통합 탐색하고 메타데이터 관리를 단순화하는 데이터베이스 카탈로그의 도입은 오라클이 단일 클라우드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다양한 클라우드와 플랫폼을 아우르는 유연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크레이머는 이어 “오라클은 마이크로소프트 패브릭과 구글 빅레이크에 보다 가까운 개방형·벤더 중립적 상호운용성 모델로 이동하고 있다”며 “아이스버그 지원과 데이터브릭스 유니티(Databricks Unity), AWS 글루(Glue), 스노우플레이크 폴라리스와 같은 카탈로그와의 플러그앤플레이 SQL 통합 기능은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OCI), AWS, 애저, 구글 클라우드, 엑사데이터 클라우드@커스터머(Exadata Cloud@Customer) 등 멀티클라우드 및 하이브리드 환경을 쉽게 지원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또한 오라클의 새로운 상호운용성 중심 전략이 기존 고객에게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자율형 데이터베이스나 엑사데이터를 버리지 않고 ‘오픈 테이블(Open-table)’ 기반의 레이크하우스 분석을 도입하려는 기업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컨설팅 기업 컨스텔레이션 리서치(Constellation Research)의 수석 애널리스트 마이클 니는 “기존 고객 입장에서는 자율형 AI 레이크하우스에 포함된 기능 개선이 통합 복잡성을 줄이고, 수작업 조정 부담을 최소화하며, 데이터 인사이트를 비즈니스 실행으로 전환하는 속도를 크게 단축시킨다”고 설명했다.
니는 이어 “이러한 기능 강화는 오라클의 더 큰 전략적 비전을 반영한 것이며, 모든 데이터베이스를 AI 엔진으로, 모든 AI 엔진을 자율적 의사결정 플랫폼으로 전환하려는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번 레이크하우스의 상호운용성 강화는 오라클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쟁사와의 데이터 스택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핵심 기술 역량을 보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반면, 하이퍼프레임 리서치(HyperFRAME Research)의 AI 스택 리더 스테파니 월터는 “이미 상호운용 기능을 갖춘 유사한 제품이 시장에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오라클이 새로운 레이크하우스로 고객을 확보하려면 면밀한 평가와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월터는 “신규 고객들은 아이스버그 연동성, 카탈로그 범위, 거버넌스 기능, 그리고 엑사데이터 기반의 가격 대비 성능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개발자들은 외부 아이스버그에 대한 SQL 지원 수준과 에이전트 툴의 성숙도를 핵심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효율성 향상과 비용 절감에 초점
월터와 달리 크레이머는 “오라클의 새로운 레이크하우스를 검토하는 신규 고객들은 효율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중시하는 만큼, 이번 제품의 기능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크레이머는 “특히 데이터 레이크는 쿼리 수요에 따라 컴퓨팅 및 네트워크 자원을 동적으로 확장하고, 사용한 만큼만 과금해 불필요한 컴퓨팅 낭비를 줄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조기 액세스 테스트 결과, 쿼리 처리 속도와 워크로드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으며, 수요에 따라 자원을 즉시 확장할 수 있었다”며 “이는 데이터브릭스의 서버리스 SQL이나 스노우플레이크의 자동 확장 기능과 유사하지만, 오라클은 이를 외부 아이스버그 데이터 쿼리에 적용해 데이터 이동 없이 성능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또한 크레이머는 엑사데이터 테이블 캐시(Exadata Table Cache) 기능 역시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엑사데이터 테이블 캐시는 자주 조회되는 아이스버그 데이터를 엑사데이터의 플래시 스토리지에 저장함으로써 쿼리 응답 속도를 향상시킨다”며 “이는 스노우플레이크나 데이터브릭스의 캐싱 기법과 유사하지만, 엑사데이터 스토리지 계층의 예측 가능한 성능 덕분에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가 혼합된 워크로드에서도 안정적인 처리 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크레이머는 “운영 시스템과 분석 시스템 모두에서 아이스버그 테이블로 실시간 데이터 스트리밍을 가능하게 하는 골든게이트 포 아이스버그(GoldenGate for Iceberg) 기능은 배치 처리 부담을 줄여 전반적인 효율성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오라클은 자율형 AI 레이크하우스에 셀렉트 AI 에이전트와 데이터 사이언스 에이전트(Data Science Agent) 등 두 가지 에이전트를 통합했다.
오라클에 따르면 셀렉트 AI 에이전트는 기업이 데이터베이스 내에서 AI 에이전트를 직접 구축·배포·관리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오라클은 “이 프레임워크는 맞춤형 및 사전 구축된 PL/SQL 도구, REST API 기반 외부 도구, MCP 서버를 지원해 복잡한 다단계 에이전트 워크플로를 자동화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하이퍼프레임 리서치의 월터는 “이 프레임워크를 통해 데이터 분석, 데이터 준비, 운영 워크플로 자동화 등 다양한 유형의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름 그대로 데이터 사이언스 에이전트는 데이터 전문가가 자연어로 데이터를 탐색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사전 구축형 AI 에이전트다.
현재 오라클은 자율형 AI 레이크하우스를 일반 고객에게 정식 출시(GA)했으며, 가격은 기업이 사용하는 서비스 범위와 수량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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