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도 하고 라벨링도 하고”···우버, 운전기사와 함께하는 AI 라벨링 프로젝트 미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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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03분

우버가 운전기사가 참여하는 디지털 작업 파일럿을 시작해 기업의 AI 개발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Uber
Credit: Viktor Avdeev | Unsplash

우버가 미국에서 새로운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내 운전기사는 인도 운전기사들처럼 AI학습에 활용될 데이터를 직접 주석(annotate)하는 디지털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우버는 지난해 ‘스케일드 솔루션(Scaled Solutions)’이라는 신규 부서를 신설하며 데이터 라벨링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해당 부서는 ‘우버 AI 솔루션(Uber AI Solutions)’로 이름을 바꿨다. 우버 AI 솔루션의 글로벌 총괄 메가 예타드카는 “지난달 인도에서 시작한 파일럿 프로그램은 12개 도시의 운전기사가 대기 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디지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작업에는 이미지 분류, 텍스트 분석, 음성 전사, 영수증 디지털화 등이 포함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6월 발표된 우버의 AI 플랫폼 확장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우버는 이 플랫폼을 “더 똑똑한 AI 모델과 에이전트를 구축하기 위한 맞춤형 솔루션, 글로벌 디지털 태스크 네트워크, 그리고 기업이 AI 모델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포함한 서비스 세트”라고 소개했다.

우버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버 AI 솔루션은 현실적인 업무 흐름, 고품질 데이터 주석, 시뮬레이션, 다국어 지원 등을 포함해 스마트한 AI 에이전트를 학습시키기 위한 도구와 데이터를 제공한다”며 “이를 통해 AI가 실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미국 내 파일럿은 ‘온리 온 우버(Only on Uber)’ 행사에서 공개됐다. 우버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선정된 일부 운전기사와 배달원이 자신이 가장 편한 언어로 음성을 녹음하거나, 다양한 언어로 작성된 문서를 제출하고, 이미지를 업로드하는 등의 디지털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컨설팅 기업 인포테크리서치그룹(Info-Tech Research Group)의 수석 연구 디렉터 샤시 벨람콘다는 이번 발표를 ‘영리하고 전략적인 행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버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방대한 운전기사와 배달 인력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라며 “운행 사이의 짧은 대기 시간 동안 AI 모델 학습에 도움이 되는 소규모 디지털 태스크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벨람콘다는 “우버는 본질적으로 데이터와 물류 중심의 기업이며, 이번 조치는 그러한 강점을 활용해 가치 있고 다양한 학습 데이터를 생성하는 전략적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CAPTCHA나 reCAPTCHA가 여전히 AI 모델 훈련에 활용되는 방식과 유사하다”며 “우버는 내부적으로 이러한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주석이 완료된 데이터를 다른 기업에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벨람콘다는 또 “이번 시도는 소수의 전문 벤더가 주도해온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데이터 라벨링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를 추가하는 의미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버처럼 글로벌 규모와 네트워크를 갖춘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면 경쟁이 활성화되고, 유연성과 가격 압박이 강화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데이터 라벨링 시장의 비용 구조가 개선되고, 기업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벨람콘다는 “데이터 준비와 라벨링은 점점 범용화되고 있으며, CIO들은 이를 단순한 기술적 업무가 아니라 전략적 조달 항목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많은 CIO가 여전히 AI 투자와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두 가지 교훈을 제시했다. 첫째, “일상적인 운영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독자적인 데이터 라벨링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둘째, “우버의 데이터 주석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다양성이 확보된 데이터세트를 찾는 CIO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라며 “이 데이터세트가 상용화되면, 기존 공급업체와 비교해 비용 절감 효과를 평가하고 소규모 파일럿을 통해 실제 효율성을 검증할 만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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