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와 CxO는 디지털 프로젝트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방식을 배우고 있다. 이들이 공동 투자와 동등한 리더십을 기반으로 함께 나설 때 디지털 프로젝트는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

가트너(Gartner)가 2년 전 CIO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5%는 이미 C-레벨 동료들과 협력해 IT와 비즈니스를 결합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트너의 명예 부사장이자 애널리스트인 맨디 비숍은 “CIO는 예산 압박과 급격히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CxO와 리더십 책임을 공유하며 디지털 성공을 이끌어야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직면해 있다. DX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CIO는 비즈니스 리더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가치가 창출되는 현장에 가장 가까운 팀이 디지털 역량의 설계, 전달 및 관리를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CIO의 역할이 비즈니스 전반으로 확대되고 CxO가 기술 이해도와 디지털 역량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부서 간 협업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자 기업 가치 창출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디지털화 프로젝트를 가치가 창출되는 비즈니스 지점에 배치할 수는 있지만, 모든 이해관계자가 목표와 방향성에 완전히 동의해야 한다. 또한 IT가 기술적 실행을 주도하더라도, 그 성과를 직접 누릴 비즈니스 부문에서 동등한 수준의 관심과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공동 소유는 곧 공동 투자다
그동안 많은 CIO가 디지털 프로젝트의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CFO, CEO, 혹은 이사회에 홀로 나서야 했다. 보다 효과적인 접근법은 해당 비즈니스 영역을 총괄하는 CxO와 먼저 협의해,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디지털 솔루션의 필요성을 함께 확인한 뒤 예산 회의에 동반 참석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기술적 가치와 비즈니스적 가치를 동시에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다.
또한 공동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의 모든 비용을 IT 예산으로 부담할 이유는 없다. 실제로 CIO와 C-레벨 비즈니스 파트너가 함께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지지하고, 각자의 부서 예산에서 비용을 분담하기로 합의한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디지털 프로젝트의 성공률이 높아지고 있다.
IT 부문과 비즈니스 부문 간 예산 분담은 공동 리더십 기반의 DX 모델을 작동시키는 핵심 요소다. CxO가 자신의 예산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약속하면 모두가 결과에 금전적 이해관계를 갖게 된다. 그렇게 되면 비즈니스 임원이 ‘다른 일이 더 급하다’며 회의나 의사결정에서 발을 빼기가 훨씬 어려워진다.
CxO의 직접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
CxO가 디지털 프로젝트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직원들이 리더의 행동을 따르기 때문이다.
CxO가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직원들도 참여를 소홀히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IT 부서만이 프로젝트에 시간과 역량을 쏟게 되고, 결국 프로젝트의 실패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처음에는 프로젝트를 요청했던 비즈니스 부서가 사실상 손을 뗀 셈이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프로젝트가 기대 이상으로 성공했을 때만 돌아오며, 만약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그 책임은 ‘IT의 잘못’이 될 수 있다.
CIO–CxO 협업의 또 다른 핵심은 ‘CIO 스스로의 변화’
IT는 1960년대 회계 부서에서 분리돼 ‘데이터 처리’ 역할로 출발했다. 이후 기업 내 기술 부서의 명칭은 경영정보시스템(MIS,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s)으로 발전했고, 현재는 IT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명칭의 변화는 단순한 용어의 진화가 아니라 CIO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의미했다. 과거 백오피스의 ‘엔진룸’을 관리하던 데이터 처리 책임자에서, 이제는 다른 CxO 및 CEO와 나란히 앉아 기업 전략을 논의하는 핵심 경영진으로 자리매김했다.
대부분의 CIO는 역할 확장을 반기고 있지만, 여전히 마음 한켠에는 ‘엔진룸’ 시절의 그림자가 남아있다. CIO들은 새롭게 확보한 ‘가치’와 비즈니스 통찰력을 CEO에게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많은 CIO가 내린 답은 단독 추진이다. 새로운 전자상거래 매출 채널을 구축하거나, 생산라인 자동화를 통해 제품 출시 속도와 비용 효율을 개선하는 등 디지털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이끌며 성과를 입증하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다른 CxO와의 협업을 다소 줄이더라도 프로젝트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IT의 전략적 가치를 부각시키는 효과를 낸다.
이런 사고방식과 접근법이 CIO 개인의 리더십을 강화할 수는 있어도, 조직 비즈니스가 반복 가능한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하도록 이끌지는 못한다.
디지털 협력 체계 구축의 첫걸음
발명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은 “위대한 발견과 혁신은 언제나 여러 사람의 협력에서 비롯된다”라고 말했다. 이는 오늘날 디지털 프로젝트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오히려 지금처럼 기술과 비즈니스가 긴밀히 맞물린 시대에는 그 의미가 더욱 크다.
CxO와 CIO가 새로운 가치 창출의 통합적 패러다임으로 나아가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동안 경영진 간 협업을 가로막아 온 과거의 장벽을 없애는 것이다. CxO는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끝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CIO는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단독 리더가 아닌 ‘공동 리더’로서의 역할을 받아들여야 한다. 현재 많은 CIO가 이러한 인식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수의 CxO가 디지털 프로젝트 참여 측면에서 뒤처져 있다.
그 다음 할 일은 디지털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CxO의 명확한 예산 참여 약속을 확보하는 것이다. CIO와 CxO가 함께 자금을 출연하고 이사회·CEO·CFO 앞에서 프로젝트의 필요성과 효과를 공동으로 설명할 때, 양측 모두 실질적인 책임과 이해관계를 공유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주요 프로젝트 단계마다 경영진의 리더십 역할을 명확히 분담해야 한다. 예를 들어 CxO는 비즈니스 사용례를 정의하고 해당 디지털 솔루션이 제공해야 할 구체적 가치를 설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CIO는 해당 솔루션을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책임을 진다. 이때 해당 경영진들은 사용자 및 IT 프로젝트 담당자들과 함께 결정된 사항을 검토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CxO와 CIO가 동일한 목표를 공유하며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협업 중’이라는 명확한 메시지가 전달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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